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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LCD, 한국 ‘턱밑추격’…OLED도 ‘비상등’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국가라는 대한민국의 위상이 무너지고 있다. 6년 전 50%가 넘는 세계 시장점유율로 한국이 LCD 시장을 주도했지만, 중국에 턱밑까지 추격당했고 올해 중 역전당할 상황에 몰렸다. 여기에 한국이 90% 이상 차지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본격화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6일 중국 시나테크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현지 디스플레이 업체 차이나스타(CSOT)는 중국 우한에 6세대 플렉서블 OLED 생산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350억위안(약 5조7309억원) 투자한다. 저온폴리실리콘(LTPS) 백플레인 공정을 도입해 월 4만5000장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오는 2019년 2분기부터 시험 생산을 시작한 뒤 2020년 상반기부터 양산할 방침이다. 주로 3~12인치 크기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OLED 패널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BOE는 중국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플렉서블 OLED를 투자를 시작했고, 올 연말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BOE는 1000억위안(약 16조5000억원)을 들여 중국 쓰촨성 청두와 멘양 두 지역에서 중소형 OLED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청두에는 월 5만장에 육박하는 규모로 6세대 플렉서블 OLED 설비 'B7'을 올 연말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목표다. 멘양에는 지난해 12월 플렉서블 OLED 신설을 위한 'B11' 착공에 들어가 2019년부터 B7과 비슷한 규모로 양산할 계획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OLED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당장 한국 OLED 산업에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LCD처럼 자본과 탄탄한 내수시장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늘려갈 것이 분명하다. 현재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96%,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99%의 시장점유율로 경쟁국을 압도하고 있다.

앞서 한국이 1위를 달리던 LCD 시장의 주도권은 이미 중국에 넘어갔다. 2014년 1분기만 해도 세계 LC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가 46.1%, BOE와 차이나스타, CEC판다 등 중국 업체가 11.9%로 한국이 압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과 3년 만인 올 1분기에는 중국이 28.5%로 두 배 이상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한국과의 격차를 4%포인트로 좁혔다.

업계는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이 LCD 시장에서 한국을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말 7세대 LCD 생산설비인 L7-1 가동을 중단하고, 이를 6세대 플렉서블 OLED로 전환하는 데다 올해 5세대 LCD 생산설비인 L6를 폐쇄해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LCD 생산설비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대신 중국의 LCD 공세는 갈수록 위세를 더하고 있다. BOE가 내년 3분기 10.5세대 LCD 양산을 시작하고, 2019년부터 차이나스타가 11세대 공장을 가동해 내년부터 LCD 시장에서 중국이 한국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LCD 시장에서 한국의 아성을 무너뜨린 중국이 OLED 강자 자리까지 넘보면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전략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마냥 손 놓고 있다가는 철강, 조선업 등 기존 주력산업에서 중국에 밀린 상황에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10.5세대 한 개 라인은 8.5세대 두 개 라인과 LCD 출하량이 엇비슷하다"며 "중국이 10.5세대 LCD에 진출할 때 우리는 이를 뛰어넘는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