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쟁 구도로 비화하는 OLED 기술 경쟁...독·중·일 뭉쳐 한국에 대항 중국, 일본이 국가적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기술을 육성 중인 가운데 최근 OLED 핵심 재료 기술을 갖춘 독일에서도 정부 주도의 연합체가 출범하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패권을 위한 국가간 경쟁 구도가 또렷해지고 있다. 3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 독일 정부는 자국의 대표적인 OLED 기술업체 4곳을 통합한 '독일 OLED 테크놀로지 얼라이언스(GOTA·the German OLED Technology Alliance)'를 결성했다. 독일의 대표적인 첨단 기술 연구소인 프라운호퍼(Fraunhofer) 연구소와 독일 박막증착기술기업 본 아르데네(VON ARDENNE), 잉크젯 기술을 개발하는 노션 시스템(Notion Systems), OLED공정용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MBRAUN 등이 GOTA에 합류했다.
GOTA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플렉서블(Flexible)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 기술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중국, 대만, 일본 디스플레이 기업들과 유기적 파트너십을 맺을 예정이다. 특히 세 국가의 대표 기업들과 기술 표준을 통합해 원활한 패널 공급망을 갖추는 것도 GOTA의 목표 중 하나다. GOTA가 파트너십을 맺는 국가 후보에 한국은 빠져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들은 OLED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GOTA와 중국, 대만, 일본 기업들이 개발하고 싶어하는 기술을 이미 삼성, LG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OLED 패널 시장은 한국 기업들의 독무대가 이어지고 있다. TV용 OLED 분야에서는 일찌감치 LG디스플레이가 독주 체제를 굳혔고, 모바일용 OLED 시장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모바일 OLED의 경우 삼성전자, 애플 등을 중심으로 플렉서블 OLED 채용이 확대되면서 시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십수년간 이어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중심의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OLED로 재편되기 시작하면서 한국에 주도권을 뺏긴 중국, 일본 등지에서 국가적으로 OLED 기술을 육성하려는 기조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에서는 기존 LCD 분야에 쏟아붓던 정부 보조금을 모두 OLED로 바꾸고 있으며, 일본 역시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의 도움으로 OLED 기술 기업인 JOLED의 지분을 넘겨 받은 재팬디스플레이(JDI)가 관련 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JDI는 오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OLED 생산을 시작한다. 국내 대형 디스플레이업체의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에 대항해 중국, 대만, 일본, 독일 등지의 기업들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며 "삼성, LG 역시 이같은 대외적 환경 변화에 따라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국제적 협력 관계를 형성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OLED 패널 시장은 올해 192억달러(21조원)에서 2023년 305억달러(3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비중은 올해 27%에서 2019년 35%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03/2017040300304.html?right_key 조선비즈, 2017.04.03 |
